'제로섬 게임'이 펼쳐지는 선물·옵션시장에서 지난 4년간 93.7%의 승률을 기록한 사람이 있다. 우리증권 김병웅 선물옵션팀장(36)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 시장에 뛰어든 지난 99년3월부터 48개월동안(옵션은 매월마다 상품이 있다) 45번이나 수익을 거뒀다. 그동안 벌어들인 돈은 모두 4백80억원.김 팀장은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동안 50억원의 자금을 선물 옵션시장에서 운용해 1백80억원을 남겼다. 이같은 성공투자에 대한 그의 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장기 추세를 파악해 순종하고 단기적으로는 확률에 의해 접근하는 것.김 팀장은 "달은 차면 기운다"라는 말로 자신의 투자전략을 설명했다. 오랫동안 상승하면 내릴 것이고 하락한 날이 오래되면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통계적으로 3,5,8일째 변곡점이 많이 생긴다"며 "이를 토대로 향후 방향을 예측하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8일 이상 상승한 날은 2번,7일 이상 오른 날은 4∼5차례에 불과했다. 그는 변곡점이 생기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기술적 지표를 참고한다. 심리지표로는 투자심리도,이격도,스토캐스틱 등을 활용하고 변동성 지표로 볼린저밴드,엔벨롭 등을 본다. 김 팀장은 "어느 지표를 사용하든 보는 방식은 같다"며 "심리지표의 경우 과매도된 것으로 판단되면 사고 과매수됐다고 가리키면 판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와 함께 '20주 이동평균선'을 이용,큰 추세를 살핀다. 또 일봉 주봉보다는 월봉을 즐겨 본다. 그는 "한 예로 1일부터 30일까지의 월봉이 양봉일 때 옵션만기일부터 다음 만기일까지인 13일~내달 13일의 월봉이 양봉일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90%를 넘는다"며 "이를 이용해 옵션 다음월물의 초기 포지션을 설정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KOSPI200 선물시장이 열리던 지난 96년 우리증권에 입사했다. 처음 배치된 선물옵션팀은 손실을 많이 내 해체되고 채권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파생상품 공부와 실전투자를 병행하며 칼날을 갈았다. 김 팀장은 지난 99년 전세계약서를 들고 이팔성 우리증권 사장을 찾아갔다. "손실이 나면 책임지겠으니 선물옵션 투자를 하게 해달라"고 부탁,허락을 받아냈다. 혼자 출발한 선물옵션팀은 4년만에 6명으로 불어났고 대리였던 그는 이제 부장이 됐다. 현재의 증시 상황에 대해 묻자 "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0주 선은 4∼5개월째 '一'자로 누워 있는 상황"이라며 "20주 선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당장 급격한 오름세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낮은 만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