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입은 한국 증시에 조기종전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다. 카드채를 중심으로 한 자금시장 불안은 신용카드사의 자구계획과 은행권의 유동성 공급으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들의 무게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증시의 반등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하지만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축소가 이어지고 매물벽이 두터운 지수대에 다가섰다는 점이 부담요인으로 등장,반등의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외국인의 매도타킷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종목별 수익률 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문제와 옵션만기=이라크 전황과는 별개로 이번 주에는 북한 핵문제가 주요 변수로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핵문제를 논의한다. 여기서 대북(對北) 제재라는 강경 조치보다는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수단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10일은 옵션만기일이다.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6천억원 수준이고 이 중 상당량이 옵션연계 물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후반으로 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태도변화=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4천6백88억원어치나 팔았다. 올 1분기 전체 순매도(1조1백36억원) 규모의 46%에 이르는 물량이다.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비중축소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매물을 받아줄 삼성전자의 여력은 거의 소진됐다. 무디스는 지난 4일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3로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이런 미묘한 상황 변화가 외국인의 매매태도에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팔자'에 치중하던 기관투자가도 지난주 후반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LG카드 국민은행 현대자동차 등이다. 신용카드 문제와 관련돼 주가낙폭이 컸던 종목이 많았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반등을 겨냥한 단발성 매수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기관의 태도변화도 주목거리임에는 틀림없다. ◆코스닥시장=옵션만기라는 재료로부터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반등을 이어가기에도 장애요인이 여전히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주부터 고객예탁금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개인의 매수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탔던 인터넷 관련주의 가격도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테마의 순환도 빨라져 수익을 낼 종목 발굴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