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아울렛은 일산 덕이동과 더불어 수도권 신도시의 대표적인 아울렛 상권이다. 지난 97년 경기도 용인시 오리역 인근에 30여개 점포가 모여 죽전패션상설타운을 만든 후 상권이 꾸준히 커졌다. 현재는 5백여m에 달하는 도로 변에 수지로데오,상설1번지 등 네댓개의 패션몰이 들어섰다. 입점 브랜드는 2백여개에 달한다. 수지 아울렛의 최대 장점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신갈 나들목에서 분당으로 가는 간선도로 변에 자리잡아 나들이 길에 편하게 들를 수 있다. 또 분당 끝자락의 오리역과도 가까워 지하철을 이용해도 된다. 이곳은 평일에는 분당이나 수지 주민들이,주말이나 휴일에는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주말·휴일엔 2만~3만명 북적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3시. 아울렛 패션몰 중 하나인 죽전패션상설타운 주차장은 일찌감치 꽉 찼다. 한꺼번에 2백50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손님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역부족이다. 주차요원은 주변 공터로 차를 인도하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한 주차요원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주변 도로가 꽉 막히기 일쑤"라며 혀를 내두른다. 도로와 접한 지오다노 매장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로 만원이다. 때마침 벌이고 있는 봄 세일 덕에 평소 휴일보다 손님이 훨씬 많은 편이다. 이곳 점원은 "4월에는 캐주얼이나 스포츠 의류가 많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양복이나 골프 의류는 이미 한두 벌쯤 샀기 때문이란다. 수지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정상가보다 50% 정도 싸다. 사이즈나 모델이 다양하지 않은 게 흠이지만 기본형 니트나 면바지류를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다. 요즘엔 신용카드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 행사를 벌이고 있어 더욱 좋다. 이달엔 외환카드가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점포확장 열기 '후끈' 수지 아울렛이 번창하는 상권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공사가 끊이지 않는다. "눈 뜨고 나면 새 가게가 들어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금은 교통 체증을 덜기 위한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상인들은 "다음달 공사가 끝나면 길도 훨씬 덜 막히고 주변환경도 한층 깔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매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수지 아울렛의 경쟁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여성복 전문 매장인 콜렉티드는 1년 전에 생긴 신설 매장. 백화점처럼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비스가 돋보인다. 층별 면적이 6백∼7백평이나 돼 쇼핑환경도 쾌적하다. 입점 브랜드는 타임 마인 에고이스트 등 26개에 달한다. 죽전패션상설타운은 올해 들어 매장을 2층으로 올렸다. 2층에 새로 들어온 점포는 줄잡아 20여개. 죽전패션상설타운의 점포수는 60여개로 늘어났다. 인근 주민들은 옷을 사러 굳이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여성복을 사러 왔다는 주부 김순임씨(37·분당구 정자동)는 아예 아울렛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이월상품도 잘만 고르면 백화점 물건과 다를 게 없어요.아울렛에서는 워낙 옷값이 싸기 때문에 한번 아울렛에 맛들이고 나면 자주 오게 되지요." 하지만 수지 아울렛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곳에서 3년째 장사를 한다는 한 상인은 "불경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다른 아울렛 상권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2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글=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