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북한 핵과 관련,질문을 던지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남한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작가 김진명이 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 소설은 한국의 핵 개발을 비밀리에 돕는 재미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는 남·북한이 힘을 합쳐 한반도를 침략하는 일본에 저항하게 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왜 일본이 북한의 핵 개발을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알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북한이 만약 핵 탄두를 개발했다면 일본은 미사일이 떨어질 타깃이 될 것이다. 일제 점령기에 대한 북한 정부의 반발심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북한은 일본을 동북아 안정을 위협하는 국가로 간주한다. 또 이 지역에서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를 보유할 첫번째 국가로 일본을 꼽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핵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의 일치된 의견이다. 국제정치 상황은 일본의 정부 당국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일본 관료들은 그동안 금기시돼 왔던 핵 개발 구상을 이제는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감지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최근 한 정책포럼에 참석,"미국은 더 이상 일본이 핵 개발을 하는 데 방해를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연구기관인 미국의 케이토연구소는 "미국은 남한과 일본내 주둔 병력을 축소하는 대신 양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일본의 유력한 정치인들도 핵 개발 가능성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지난해 6월 "세계 정세와 국내외 여론을 감안할 때 상황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관방 부장관도 잇단 토론회를 통해 "일본이 소규모의 전략 핵무기를 갖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물론 법률적인 측면에서나 정치·문화적 차원에서 일본이 핵을 보유하는 데는 많은 장애물이 따른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대한 기억들로 일본 국민은 핵 공포감을 느끼고 있으며,그 결과 핵무기 보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80%에 육박한다. 게다가 일본은 핵무기 보유를 금지하는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만약 일본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다면 핵 폭탄을 만드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은 5t 분량의 플루토늄을 가지고 있으며,일본 과학자들은 플루토늄을 핵무기로 전환하는 방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핵정보센터의 밴 히데유키 국장에 따르면 핵폭탄 개발에는 몇 달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중인 로켓과 위성발사 시스템 등은 군사용으로 언제든지 변환이 가능하다.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일본의 육·해·공군은 중거리 핵 미사일을 북한에 떨어뜨리는 일을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이 핵 개발에 나선다면 아시아 지역의 핵 확산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중국은 군비 증강에 뛰어들 것이며,이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연쇄적으로 자극해 역내 긴장 관계를 조성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미래는 너무도 위험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이 글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실린 'Why Japan just might build nukes'란 분석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