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감정이입(感情移入)을 위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모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신경학자 마르코 이아코보니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를 이용한 일련의 실험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코보니 박사는 21-39세의 남자 7명과 여자 4명을 fMRI 장치에 눕힌 다음 행복, 슬픔, 분노, 경악, 혐오, 공포의 얼굴 표정들을 보여준 결과 어떤 감정의 표현을 인식하거나 모방할 때에는 뇌의 특정 부위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우리 뇌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드러내놓고 모방하지는 않더라도 그 어떤 형태의 내부적인 모방을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아이코보니 박사는 말했다. 아이코보니 박사는 다른 사람 얼굴에 나타난 감정표현을 단순히 관찰할 때보다 모방할 때 특정 뇌부위의 활동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을 나타내는 뇌 부위는 신체적인 움직임과 연관 있는 하측두피질(下側頭皮質)과 상측두피질, 뇌의 감정중추의 하나인 편도체(扁桃體)로 확인되었다. 또 신체와 감정통제중추 사이의 정보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섬(島)도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코보니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감정이입 촉진요법을 개발해 다른 사람의 감정표현을 모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과학자들은 감정이입이 천성적으로 잘 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버릇, 자세, 얼굴표정을 자동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낸 바 있다. 이를 이른바 '카멜레온 효과'라고 한다. (로스앤젤레스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