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업체들이 게임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동우애니메이션 선우엔터테인먼트 대원C&A홀딩스 등 6~7개 애니메이션 업체가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활용하거나 독자적으로 개발한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에 들어갔다. 동우애니메이션은 온라인게임 '에스피리드'(www.espiritu-online.com)의 시험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총 개발비 20억원이 투입된 이 게임은 캐릭터들이 마을 특산물을 매매해 부를 축적하는 내용이다. 동우측은 이 게임을 통해 연간 20억∼3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SCM도 인기있는 방송애니메이션을 옮긴 온라인게임 '탑블레이드 V 온라인'의 시험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원C&A홀딩스는 지난해 자사 애니메이션 '큐빅스'를 기반으로 한 휴대용 '큐빅스LCD게임기'를 출시해 이미 1만여개를 판매했다. 대원은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게임사업을 병행키로 정관을 수정해 올해부터 비디오게임 사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선우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애니메이션 '미니비'를 활용한 PC게임을 내놨고 한호흥업도 자사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를 이용한 PC게임을 출시했다. 드림픽쳐스21 역시 애니메이션 '레카'를 기반으로 온라인게임을 개발 중이다. 애니메이션업체들이 이처럼 게임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애니메이션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극장용 장편 국산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연간 1~2편씩 제작되는 데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10여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를 게임의 주인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애니메이션과 게임간 유사성이 많은 것도 애니메이션업체들의 게임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예 애니메이션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게임사업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동우애니메이션 김철 부사장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그래픽을 이용하는 사업이란 점에서 비슷하다"면서 "앞으로는 애니메이션을 게임화하는 사업뿐 아니라 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