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값 좀 내려주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낮춰 달라는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8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표준지(50만필지)를 대상으로 한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땅값을 '내려 달라'는 요구가 9백21건으로 지난해보다 42.1%나 급증했다. 전체 이의신청(1천7백89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1.5%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올려 달라'는 요구는 8백86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5.1%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이의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21.4% 늘었다. 이처럼 공시지가 하향요구가 급증한 것은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이 평균 11.14%로 지난해(1.28%)보다 워낙 커 그만큼 세금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가 오르면 이를 근거로 부과되는 종합토지세는 물론 양도·상속·증여세의 기준시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만큼 세금을 줄이기 위해 땅값을 낮추려는 사람이 늘었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공시지가가 20.84% 오른 서울의 경우 이의신청 2백40건 중 땅값을 내려 달라는 요구가 대부분(84.5%)을 차지했다. 반면 경기도는 높은 상승률(13.7%)에도 불구하고 택지지구 등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더 많은 보상을 노린 조정신청이 많은 탓에 상향요구(2백94건)가 하향요구(2백31건)를 웃돌았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