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3주제 : (23)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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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허브로 거듭나는 아일랜드 ]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남쪽 지역에 자리잡은 토머스 거리(Thomas Street).
벽돌건물 틈새로 이곳이 정보통신기업 전용단지인 '디지털 허브(Digital Hub)'임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 서 있다.
도로 옆에서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아이오나(Iona)사 직원들이 이삿짐을 나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직원인 조너선 댈리씨는 "디지털 허브에 입주하는게 신제품 개발과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입주키로 했다"며 "아일랜드 국내기업은 물론 경쟁업체인 주요 외국기업들도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부터 올 3월말까지 디지털 허브에 입주 신청을 한 기업은 30여개사.
올해말까지 1백개 업체 이상이 이곳에 새로운 둥지를 틀 전망이다.
디지털 허브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일랜드.
정보 및 통신기술을 21세기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이 나라는 최근 디지털 허브 프로젝트에 온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이 사업은 첨단기술을 가진 일류기업과 연구진을 더블린 시내에 있는 집적단지인 디지털 허브에 유치, 아일랜드를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아일랜드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더블린 시내 토머스 거리 일대에 4만6천5백㎡ 규모로 디지털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무실 및 공장 부지는 물론 직원들의 주거공간도 대규모로 마련된다.
기반조성 기간인 올 연말까지는 2억5천만유로가 투입된다.
정보통신부 해양자원부 투자개발청 더블린시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컨소시엄이 주요 사업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 허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건물 통신 등 기반시설 이용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 △우수 연구인력 확보 등을 한곳에서 해결해 준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허브의 강점으로는 우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을 수 있다.
디지털 허브에 입주하는 기업은 초고속통신망 등 최신 통신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허브의 홍보책임자인 마크 가렛씨는 "일반 시민이 가정에 초고속 통신망을 갖추기 위해 1천만원 상당이 드는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MIT 미디어랩과 디지털 허브의 시너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요소중 하나다.
아일랜드는 MIT대의 미디어랩 유럽본부를 지난 2000년 더블린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85년 설립된 MIT 미디어랩은 멀티미디어의 개념을 정립하는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온 연구소.
'디지털 전도사'로 유명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교수와 제롬 위즈너 MIT 총장이 함께 설립한 IT분야 최고의 연구기관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정보통신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미디어랩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기술력 확보 등을 노린 외국 기업들이 디지털 허브로 대거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4천5백여명의 인력이 아일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텔을 비롯 델(5천5백명) IBM(3천명) 휴렛팩커드(2천명) 에릭슨(2천명) 등 정보통신 다국적 기업들의 전문인력이 디지털 허브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디지털 허브측은 아일랜드 기업의 연구개발(R&D) 중시 문화도 외국 기업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허브의 마케팅 책임자인 페르갈 마리난씨는 "아일랜드 대학 졸업자의 절반가량이 전기 전자 컴퓨터 등 이공계 전공자"라며 "사회 전반의 R&D에 대한 관심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아일랜드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협찬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포스코 ]
더블린(아일랜드)=박해영 기자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