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민자유치 사업들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대교, 강동권 해양관광개발, 장생포 머린타운, 신항만 배후 물류단지 등 10여개 대형사업들을 민자사업(총사업비 2조여원)으로 추진한다고 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추진되는게 없다. 민선1,2기 지자체때 무더기로 입안된 이들 사업은 작년 민선3기(박맹우 시장) 출범 이후 대부분 추진력을 잃은 실정이다. 특히 민자사업 예정지역 주민들은 사업계획에 따라 5년 이상 재산권행사 제약 등의 불편을 겪어왔는데 최근 들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망연자실하고 있다. 울산시 북구 강동해변 일대 1백50여만평을 골프장 등 해양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하는 강동권 관광개발사업은 5천여억원의 민자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지금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99년 개발계획 공개 후 땅값이 치솟기 시작해 이젠 과도한 부지 매입비가 사업자체를 가로막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남구 장생포 머린타운 개발은 울산해양청의 해양공원 조성계획에 맞춰 1천여억원의 민자를 들여 해양박물관과 선원회관,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키로 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곳 주민들은 10년간이나 개발이 지연돼 생활불편이 극심하다며 집단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가 외국자본 유치에 큰 기대를 모았던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도 계획수립 5년이 넘도록 사업자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 신항만 물류.업무단지와 울산대교 건설 사업 등은 사업초기 외국인 투자자와 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도 울산시의 허술한 사업계획과 수익성 분석 때문에 투자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사업비 3천여억원 규모의 울산대교는 사업 초기 독일 W&F사가 3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가 울산시가 예상통행 교통량을 잘못 산정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로 투자처를 옮겨가게 한 사례다. 하지만 울산시는 또 울산 오토밸리 사업과 신산업단지 개발, 자유무역지대 조성 등의 사업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민자유치를 계획하고 있어 사업남발에 따른 동반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