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무학.부산 대선 '소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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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소주시장의 리더인 무학과 부산의 터줏대감인 대선주조간 경영권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상대기업의 주식을 매집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이 지역경제계를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양측의 싸움은 화이트소주로 경남 소주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온 무학측이 부산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현재 화의상태인 부산소주업체 대선의 주식을 공개매수하면서 시작됐다.
무학은 지난해 6월4일부터 최근까지 대선주조 주식의 41.2%를 매집,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 동래구 대선주조 강당에서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을 동원해 정관변경 등을 시도했으나 대선측의 반격으로 실패했다.
무학측은 10일 부산지방법원의 주총 무효소송에서 이길 경우 대선 인수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무학은 대선측에 회계 장부열람과 1심에서 기각된 신주발행 가처분신청도 부산고법에 내놓은 상태다.
무학측은 "대선 인수는 회사 사활이 걸린 만큼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일반결의사항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선 주식을 50% 이상 매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매실주와 소주 판매를 강화하고 대선과의 경쟁시장인 김해.양산지역의 시장점유율도 60%, 30%에서 80%,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과 당기순이익 목표는 지난해 각각 7백84억원과 76억5천만원에서 10% 이상 높여 잡았다.
이에 맞서 시원소주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대선주조는 적대적 M&A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최근 대선측은 주총에서 무학측의 정관변경안을 놓고 표결해 의결요건인 3분의 2 찬성에 못미쳐 부결시켰다.
대선측의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외부감사 선임의 건 등을 모두 제안대로 가결시켜 무학측의 M&A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선측은 시원소주를 내세워 지역시장에서 무학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는 각오다.
대선측 관계자는 "98년 화의에 들어갈 때 금융권 부채가 1천8백60억원이었으나 과감한 구조조정과 내실 다지기를 통해 지난해 국내 소주시장의 8.51%를 점유, 3위 업체로 발돋움할 정도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선 조용학 사장은 "회사는 사실상 정상궤도에 올랐다"며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면 신제품 출시와 사업 다각화 등 적극적인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유통업계는 M&A 전쟁이 두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만큼 협의는 물건너갔고 법원 판결로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