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암 위암 뇌암 자궁암 신장암 등 고형암의 성장 억제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항암물질을 개발했다.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 박종완 교수팀은 각종 고형암에서 암성장 촉진 유전자들의 '조절인자' 역할을 하는 'HIF(저산소 유도인자)단백질'을 억제하는 화합물질(YC1)을 개발,동물실험을 통해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물질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JNCI) 4월호에 실렸다. 이 화합물질은 원래 연구용 혈액응고방지 시약으로 쓰였으나 2001년 배양 세포실험에서 혈소판 작용과 상관없이 HIF 단백질을 제거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혈병 림프암 등 혈액암은 일반 항암제로도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간암 위암 폐암 뇌암 등 고형암의 경우 암세포가 HIF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저산소 상태에 적응하면서 암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항암제 치료가 어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간암 위암 뇌암 자궁암 신장암 등에 걸린 실험쥐를 대상으로 2주일 동안 YC1을 투여한 결과 암 성장이 멈춘 것은 물론 암 조직에서 HIF 단백질이 억제되고 암 혈관 생성이 차단되며 암 악화 유전자 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YC1은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적고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동물실험에서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기존 항암제들은 세포분열을 차단하거나 세포의 사멸을 촉진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히지만 HIF 단백질의 경우 정상세포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YC1을 투여해도 암세포에만 작용한다"고 밝혔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