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소 맏형격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에 김유승 전 부원장(53)이 8일 취임했다. 김 원장은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옮긴 박호군 전 원장의 후임으로 새 사령탑에 앉았다. 김 원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KIST에서 몸 담아온 전형적인 KIST 맨이다. 지난 85년 KIST에 들어와 생화학물질연구센터장,생체과학연구부장,부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부원장 시절에는 강한 추진력으로 대형 연구사업인 KIST비전21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로 부터도 신망이 두텁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는 연구원으로서도 남다른 실적을 올렸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몬태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원장은 그동안 화학분야에서 국내외에 44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을 해왔다. 이같은 업적으로 대한화학회 공로상을 두차례나 받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강하고 활기찬 연구기관으로 만들겠습니다.이를 통해 오는 2010년께 세계 10대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원장 취임 일성으로 "참여 정부가 강조하는 '제2과학기술입국 실현'의 구심체가 되는 KIST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형 복합 연구사업을 주도적으로 기획 추진해 전략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연구기획시스템을 통해 다른 연구기관과의 획일적 경쟁을 지양하고 대외개방형 연구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요할 경우 핵심분야에 대해선 과감하게 외부인력을 유치해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 핵심기술 개발에도 역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나노재료 소자,인텔리전스 휴먼컴퓨터 인터랙티브(HCI),마이크로시스템 등을 5대 중점 연구과제로 선정,개발하겠다"고 털어놨다. "동북아 연구개발(R&D) 허브 구축의 중심체로서 글로벌 R&D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김 원장은 "프랑스의 세계적 연구소인 파스퇴르연구소의 분원을 유치하고 외국의 유수 연구소안에 KIST분원을 설립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IST안에 내년까지 국제협력관을 건설,국제 과학기술 교류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 과학기술 혁신에도 KIST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오는 2005년께 KIST 강릉 분원을 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화 나노팹 등 대형 국가연구시설 유치에도 앞장 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7년이나 된 노후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기숙사를 재건축,연구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