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번 무디스 부사장(사진)은 9일 "정치나 경제보다는 북한문제가 한국의 신용등급 재평가에 더욱 중요한 변수"라며 "한국과 미국이 대북 공동전선을 펼치지 못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 부사장은 이날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동북아경제포럼에서 "대북 제재나 군사공격, 비난 격화 등이 발생하면 한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족주의가 한·미 관계를 분열시키고 북한이 이를 확대하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번 부사장은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0.3% 가량을 북한에 지원했으나 앞으로 대북관계를 개선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1천2백억달러에 달해 외국투자가들이 이탈해도 채무불이행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은행의 신용등급이 세계 평균보다 낮고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도 열악하다"고 비판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외부충격을 처리하는 데 취약하다"고 지적한 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