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기업인수후 개발(A&D)'붐을 일으켰던 최유신 전 리타워텍 회장(미국명 찰스 스팩맨)이 한국증시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씨큐어테크 키이엔지니어링 등 코스닥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나선 것.증권업계에선 많은 소액투자자를 울렸던 '최 회장의 복귀'를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씨큐어테크는 9일 버뮤다 소재 투자기업인 컨설러데이티드 사이언스 코프(Consolidated Science Corp.)에 피인수됐다고 공시했다. CSC는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지분 32.5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CSC는 최 전 회장이 이끄는 스팩맨그룹의 자회사다. 스팩맨그룹은 2000년 리타워텍을 인수했었다. CSC의 코스닥기업 인수는 지난해 9월 키이엔지니어링에 이어 두번째로 최 전 회장의 '과거'를 아는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계 한국인인 최 전 회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자딘플레밍 한국지사에서 일했다. 지난 2000년 초 보일러용 배출기 제조업체인 파워-텍(리타워텍으로 개명)을 사들인 뒤 A&D방식으로 잇따라 12개 기업을 인수했다. 이 사이 리타워텍의 주가는 4달만에 2천원에서 36만2천원까지 폭등,최 전 회장은 '증시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0년 후반부터 '검찰조사설'이 흘러나오며 주가가 급락하자 그는 홀연히 한국을 등졌다. 최 전 회장은 2001년 초 '시세조종 혐의' 등으로 기소중지됐고 그 이후 한동안 잊혀진 인물로 남았었다. 리타워텍은 지난달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퇴출이 확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 전 회장이 인수한 회사가 우량회사로 거듭 태어나기 보다는 '머니게임'의 대상이 됐을뿐이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CSC가 23.08%의 지분을 보유중인 키이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적자 전환됐다. 인수 후 발표했던 중국내 오폐수 처리시설 프로젝트 수주건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후속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