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이 개전 21일째인 9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전지역을 사실상 점령했다. 미 제3보병사단이 바그다드 중심가를 장악한 가운데 101공중강습사단이 바그다드 남쪽에서,제1해병원정대가 동쪽에서 이라크군의 저항없이 중심부로 입성,바그다드 시내의 모든 전투가 이날 정오께 끝났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와 민병대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바그다드는 함락됐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A3,9면 이에 따라 세계경제는 '전후(post war)체제'에 돌입했다. 세계금융시장에서는 전쟁 펀더멘털의 영향력이 점차 퇴조하며,경제 펀더멘털이 주가와 환율을 결정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도 이라크 경제 재건과 세계경제 회복 방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후 경제체제는 세계금융 중심지인 뉴욕 월가에서 시작됐다. CNN머니는 이날 "월가가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며 뉴욕증시와 외환시장은 더 이상 전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기업실적과 경기지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전날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으로 하락했으며,이날 열린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달러화 가치도 미 경제의 불안을 반영,1백20엔선에서 1백19엔선으로 하락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국제통화기금(IMF)은 이라크전쟁 이후의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유럽국가들에는 추가 금리인하를,미국에는 최소한 올해 말까지 금리인상을 늦출 것을 요청했다. 선진7개국(G7) 재무장관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석유장관들도 세계경제를 전쟁체제에서 전후체제로 바꿔놓고 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 등 G7 재무장관들은 11일 워싱턴에 모여 국제사회의 이라크 복구비 지원 및 전후 세계경제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 OPEC 석유장관들은 오는 24일 임시회담을 개최,감산 등 전후 유가급락 방지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