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재정비 '구심점 역할' .. 김창근 구조조정본부장 보석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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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과 분식회계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재계는 그의 현업 복귀가 복잡하게 꼬여가는 SK 사태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K관계자는 9일 "김 사장이 최근 건강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으며 조만간 법원이 허가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SK㈜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했던 김 사장은 지난 2월 구속 이후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그러나 김 사장의 보석 신청이 단순히 건강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SK그룹 구석구석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는 그가 현업에 복귀하지 않고서는 SK글로벌 회생 등 그룹차원의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SK측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김 사장 구속 이후 SK그룹 구조조정본부는 구심점을 잃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계열사들은 '독자경영'을 내세워 그룹 차원의 이해관계 조정도 쉽지 않아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외국계 펀드인 크레스트시큐러티즈가 그룹 지주회사격인 SK㈜의 1대주주로 급부상하는등 경영권 방어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난국을 타개할 인물이 절실했던 것.
갈수록 꼬이는 상황에 직원들의 동요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SK그룹 구조조정본부는 그룹체제와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서는 보유주식을 담보로 맡긴 SK글로벌의 조속한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들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SK㈜ SK텔레콤 SKC SK케미칼 SK건설등 주요 계열사들은 SK글로벌과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방화벽'을 치는 등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글로벌의 실사와 해외채무협상,자구계획 마련도 그룹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사안이다.
지주회사 설립등 그룹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것 역시 구조본의 역할이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거중조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데는 재무흐름 등 그룹 전반을 잘 읽고 있는 김 사장이 적임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 사장은 지난 74년 SK케미칼에 입사해 외환과장과 자금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94년 구조본의 전신인 경영기획실로 옮겨 주로 재무 업무를 담당해왔다.
2000년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하는등 그룹 전반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한편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 회장은 보석을 신청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구속당시에도 영장실질심사를 요청하지 않았다.
SK 고위관계자는 "최 회장은 재판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며 이번 사태에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보석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5월10일께로 예정돼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