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1라운드가 비로 인해 하루 순연됐다. 오거스타내셔널GC측은 10일밤(이하 한국시간) 티오프전 내린 비로 인해 코스 컨디션이 대회를 치르기 어렵다고 보고 다음날 1,2라운드를 동시에 치르기로 했다. 당초 1라운드는 이날밤 9시10분 역대 챔피언인 샌디 라일(88년),찰스 쿠디(71년),토미 아런(73년)의 티샷으로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티오프전 비가 내리면서 11일 자정으로 티오프가 한차례 연기됐다. 일단 비는 그쳐 그린키퍼와 보수요원들이 코스내 물을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오거스타측은 이미 1주일전부터 내린 비로 코스가 거의 진흙으로 변해버려 대회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티오프직전 1라운드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라운드는 11일밤 8시30분에 1,10번홀 동시 티오프로 시작하고 2라운드는 12일새벽 2시30분에 출발해 하루에 36홀을 소화하게 된다. 올해 마스터스는 비로 인해 그린이나 페어웨이가 잘 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즈나 엘스같은 장타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는 "장타자들의 유린"을 막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 길이를 20야드 늘렸다. 총연장이 7천2백90야드. 특히 "마스터스 챔피언은 최종일 백라인에서 결정된다"는 말처럼 후반라인은 "악명"이 높다. 올해는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아멘 코너"가 포함된 후반라인을 중심으로 코스를 살펴본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후반라인은 '파4홀중 가장 긴' 10번홀부터 시작된다. 왼쪽으로 살짝 굽은 내리막구조지만 4백95야드는 선수들에게 심리적 위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역대 평균타수 4.29타,홀난이도 랭킹 '톱'으로 파만 잡아도 성공이다. 후반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면 유명한 '아멘 코너'가 기다리고 있다. 이 코너는 11번(파4) 12번(파3) 13번(파5)홀을 일컫는다. 11번홀 그린에서부터 13번홀 티잉그라운드 앞까지 개울(래스 크릭)이 흐르고 변덕스런 바람까지 불어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자주 나온다. 11번홀(4백90야드)은 그린 왼편에 작은 연못이 도사리고 있고 그린 뒤편에는 개울이 흐른다. 깃대가 왼쪽에 꽂힐 때가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볼은 개울에 '퐁당' 빠져버린다. 그렇다고 안전을 위해 오른쪽을 겨냥하면 내리막 롱퍼트가 기다린다. 역대 홀난이도 5위로 만만치 않다. 12번홀(1백55야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파3홀'로 불린다. 그린 바로 앞은 벙커,그 앞으로는 개울이 흐른다. 그린 뒤편에도 2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그 너머는 숲이다. 그린폭마저 좁기 때문에 티샷을 정확히 그린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벙커나 워터해저드 또는 러프행이 되고 만다. 이 홀은 또 그린주변의 바람이 종잡을 수 없이 불어 선수들이 클럽선택을 하는데 애를 먹는다. 이 홀의 평균타수는 3.25타로 홀난이도 랭킹 2위다. 13번홀(5백10야드)은 왼쪽으로 굽어진 도그레그홀로 처음부터 파를 노리기로 작심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홀. 그러나 드라이버샷이 잘 맞으면 누구라도 '투온'의 유혹을 받게 된다. 실제 장타자들은 미드아이언으로 투온을 하곤 한다. 그러나 그린 바로 앞쪽에 흐르는 실개천이 변수다. 그린과 개천 사이가 급경사여서 샷이 조금이라도 짧으면 워터해저드행이 된다. 지난 78년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이 홀에서 역대 최대타수인 13타를 친 적이 있다. 길이 4백40야드에 그린이 까다로운 14번홀을 지나면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가 있는 15,16번홀이 이어진다. 15번홀(파5·5백야드)은 '찬스홀'이라고 할 수 있지만 16번홀(1백70야드)은 그린의 굴곡이 심해 이곳에서의 1.2m 내리막 퍼트는 '모든 스포츠중 가장 어려운 일'로 묘사된다. 비교적 짧은 17번홀을 지나면 나무숲 사이 좁은 공간으로 티샷을 날려야 하는 18번홀이 나온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후반라인은 만만한 홀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틀림없다. 오거스타의 신은 올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