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58
수정2006.04.03 12:59
"3M은 연구개발(R&D) 담당 직원들에게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R&D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한국3M의 이인희 부사장(59)은 "3M은 R&D 관련 직원이면 누구나 하루 근무시간의 15%는 회사 업무를 떠나 자신의 관심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15% 규칙'을 운영할 정도로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3M은 창업초기부터 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파악해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아왔다"며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이노베이션 컬처'(innovation culture)가 회사 내에 뿌리 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74년 미국 3M과 인연을 맺은 이래 만 30년째 '3M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3M 본사에서 플랜트엔지니어링 매니저,중앙공정연구소장,전략사업개발 이사 등을 거친 후 지난해 한국3M 부사장으로 옮겼다.
"지난 79년부터 85년까지 플랜트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던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자원했는데 당시로서는 박사학위를 가진 직원이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키 작은 동양인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국 본사에서 생산공정자동화 등 공장 현대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87년부터 95년까지 중앙공정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공정법을 도입했다.
3M이 각국의 환경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사장은 "전세계 35개국에 진출한 3M 지사중 한국3M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노트북PC TV 등의 모니터 부품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을 한국3M의 간판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내에 설치한 R&D 조직인 '아시아 디스플레이기술센터'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디스플레이 신제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분야의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평판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한국을 동북아 R&D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는 "외국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D조직을 한국에 설립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