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中위안화 '귀빈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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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돈 인민폐(人民幣:위안화)가 주변국가에서 귀빈 대접을 받고 있다.
홍콩 쇼핑몰들은 지난 춘절부터 인민폐를 받고 있다.
일부 상점은 '1홍콩달러=1위안(1백51원)'이라는 표지를 내걸기도 했다.
현재 국제외환시장에서 1홍콩달러는 1.06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상가의 인민폐 환영에서는,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한 상혼이 엿보인다.
인민폐를 상전 모시듯하는 곳은 베트남 몽골 등 인접 아시아국가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의 하투엔에 들른 중국인들은 인민폐로 과일이나 물 또는 기념품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도 중국상품 수입이 늘면서 인민폐가 차츰 유통되고 있다.
몽골의 일부 호텔에서는 인민폐를 직접 받는다.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이 달러 등 외국돈으로 바꾸는 금액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도 인민폐 귀빈 대접현상과 무관치 않다.
지갑이 얇아졌다기보다 환전을 덜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충칭시의 경우 지난해 4만명의 시민이 해외여행을 가면서 환전한 외화가 50만달러에도 못미쳤다는 게 외환당국 관계자 말이다.
전년도의 1천2백40만달러에 비해 격감한 것이다.
중국에서 해외관광 규제가 풀리기 시작하던 90년대 초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 중국인은 해외여행을 나갈 때 환전할 수 있는 만큼의 인민폐를 달러로 바꾸려고 했다.
그 때만 해도 달러는 인플레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재테크수단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이후 달러와 인민폐간 환율은 사실상 고정돼 버렸지만,인민폐의 위치는 갈수록 격상된 것이다.
한 국가의 통화가 인접 국가와 지역에서 유통되는 것은 그 나라의 신용도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물론 중국경제의 성장이 바탕에 깔려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처음 10조위안을 넘어섰으며,외환보유고도 2천8백억달러에 달해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외환보유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강한 인민폐 시대의 도래에서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힘을 느끼게 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