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War '또다른 전쟁'] 美, 중동 질서 재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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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대한 민주주의 이식에 성공한 미국은 이라크 주변의 반미 독재국들에도 민주주의를 수출할 게 확실하다.
이는 곧 미국에 의한 중동질서 재편을 의미한다.
이라크 전쟁이 일방적인 미국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된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다른 중동국가에도 '무력'을 동원, 민주주의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미국식 민주주의의 강제수출 대상국으로 이란과 시리아를 거명했다.
◆ 다음 타깃은 시리아와 이란 =미국이 시리아와 이란을 '제2의 이라크'로 간주하고 있음은 미 고위관리의 발언에서 확인된다.
국제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존 볼튼 미 국무부 차관은 9일 "이라크교훈을 통해 이란과 시리아 북한은 대량 살상무기 추구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리처드 펄 미 국방부 고문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란과 시리아에 민주주의를 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펄 고문은 최근 미경제연구소(A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무력 사용 없이도 이란 내에서 자체적으로 체제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경고도 노골적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시리아가 미군에 대항, 이라크에 군사장비 및 병력이동도 지원해 왔다"며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 중동재편은 민주 도미노 이론으로 =이라크전의 승리로 딕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미 정부 내 신보수주의자들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이에 따라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이 신보수주의자들은 아랍권에 미국식 민주체제를 이식, 중동질서를 친미 방향으로 재편해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신보수주의자들은 후세인정권의 몰락을 '민주 도미노' 이론의 첫 사례로 보고 있다.
이 이론은 중동 독재국들중 어느 한 나라가 일단 민주정부로 바뀌면 주변 정권들도 잇달아 민주정부로 바뀌게 된다는 것으로 신보수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중동재편 전략의 이론적 근거다.
특히 주목되는 미국의 중동재편 전략중 하나는 전통적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도 미국식 민주화 압력을 넣을 것이라는 점이다.
9.11테러 및 이라크전과 관련, 사우디에 반미감정이 확산되는 등 미-사우디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