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대통령 등 이라크 지도부가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에 집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AP통신 등 주요 서방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후세인 정부 및 군대,바트당,비밀경찰 중 상당수가 티크리트 출신이며 이들은 미군과의 최후 결전을 고향에서 맞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주말부터 바그다드와 티크리트를 잇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에 대한 공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우리는 이라크 지도자들이 어디에 있든지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후세인 체제의 정신적 수도인 티크리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 관료들이 북서쪽 국경선을 넘어 인접 시리아로 탈출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일부 이라크 관리들은 현재 시리아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는 또 다른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해 시리아를 중간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라크측이 저항을 하지 않는 대가로 후세인 대통령과 일가,이라크 지도부를 위한 도피처를 물색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러시아 군 정보부의 고위 장성의 말을 인용,CIA가 이라크 지도부와 협상을 위해 전쟁 발발 전부터 바그다드에 요원을 두고 있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군 장성은 "CIA가 바그다드에 요원을 둔 목적은 인명 손실과 더 이상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라크측이 전투행위를 중단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말하고 "미국측은 대신 후세인 일가와 이라크 지도부를 위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상중"이라고 주장했다. 공화국 수비대를 포함한 이라크군이 거의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