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한국 부품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11일 KOTRA에 따르면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일본산 부품을 고집해왔지만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서 최근 해외 부품조달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한국산 부품의 경우 기술적인 면에서 일본과 대등한 수준이면서도 가격은 절반 정도에 불과해 일본 기업들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관련 부품은 한국의 기술 수준이 일본을 앞지르고 있어 일본 전자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일본 전자회사인 후지쓰는 10∼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구매상담회를 열고 반도체 휴대폰 노트북PC 등에 소요되는 30여종의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NEC는 지난 3월 서울 KOTRA 본사에서 중소 IT전문업체 18개사를 대상으로 부품조달 상담회를 열고 휴대폰 인터넷폰 등에 필요한 총 20억엔(2백억원) 규모의 부품을 계약했다. KOTRA 나고야 무역관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인 스즈키도 한국산 부품 조달을 위해 조만간 해외조달 담당팀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일본의 말레테넥스는 이미 지난달 서울서 상담회를 열고 연간 30억엔(3백억원) 규모의 부품을 수입키로 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