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창업할 때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업종을 고르는 게 현실적이다. 무리하게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추구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외식업의 경우 한식 위주의 저가격 서민형 외식업이 불황에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누구나 즐겨 찾는 대중성을 갖춘 데다 가격 부담이 적어 꾸준히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의 영향도 적게 받아 매출이 안정적으로 오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맛 가격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불황기에도 해볼 만한 사업이다. 대표적인 서민형 외식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 보쌈 전문점 우리 고유 음식인 보쌈을 주메뉴로 하고 족발 국수류를 함께 취급하는 전통 음식점이다. 대중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메뉴가 1∼2개의 접시에 담겨져 나올 정도로 간단하게 구성돼 있다. 그만큼 일반 한식집에 비해 힘이 덜 들어간다. 따라서 외식업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보쌈은 다양한 야채와 기름기를 뺀 삶은 고기 중심의 메뉴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해물을 듬뿍 넣어 만드는 보쌈김치는 매콤한 바탕 맛에 달콤한 끝맛이 어우러져 고기 맛을 배가해준다. 식자재의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꾸준히 홍보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 버섯탕 전문점 전통음식인 버섯탕은 버섯을 주재료로 밤 대추 은행 인삼 등을 넣고 끓여서 만든다. 푸짐한 양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 최근에는 건강식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메뉴인 버섯육개장에는 양송이 팽이를 비롯 목이 숫총각 닭다리 장군 등 7∼8종의 버섯이 들어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특한 메뉴이기 때문에 입지 선정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도심은 물론 한적한 교외도 버섯탕 전문점 입지로 손색이 없다. ● 숯불 바비큐치킨 전문점 닭고기를 숯불에 구워 양념소스나 소금으로 맛을 낸 바비큐치킨을 제공하는 음식점이다. 숯불 바비큐치킨은 1980년대 중반 4∼5년 정도 붐을 이루다 조리하기가 쉽지 않아 급격히 퇴조했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다시 붐이 일고 있다. 숯불 바비큐치킨은 숯불에 구워 기름을 빼기 때문에 칼로리가 적다. 또 독특한 양념으로 맛을 차별화할 수도 있다. 일반 치킨의 퍽퍽한 맛을 없애 쫄깃하며 기름기가 없고 소스와 양념이 잘 어우러져 독특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취급 메뉴는 바비큐치킨 외에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등이 있다. 다양한 안주류와 맥주 소주 등 각종 주류도 판매한다. 배달영업 매출도 좋은 편이다. ● 샤브샤브와 퓨전삼겹살 전문점 다양한 샤브샤브와 삼겹살 요리를 복합적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이다. 삼겹살 외에 푸짐한 점심식사 메뉴도 함께 취급한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어묵 쇠고기 해물 모듬 등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다. 소스는 일본에서 인기있는 고마다레와 본즈소스를 들여와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했다. 점심과 저녁에 가격을 달리하는 가격 이원화 전략을 구사,점심 때 부담없이 한끼 식사를 해결토록 했다. 퓨전 삼겹살은 와인 매실 등에 숙성한 것으로 부드럽고 맛이 색다르다는 것이 강점이다. ● 카페풍 생고기 전문점 카페풍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자연석 돌판에 생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생고기집을 카페풍으로 꾸몄다는 점에서 음식점의 새로운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 경쟁력이 뛰어나 A급 상권이 아닌 주거밀집지역도 공략해볼 만하다. 고기를 굽는 불판으로는 자연석 돌판을 사용한다. 돌판은 기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담백한 고기를 즐길 수 있게 해주며 고기가 잘 달라붙지 않는다. 메뉴는 안창살 갈비살 삼겹살 오겹살 등심 등으로 모두 생고기를 사용한다. 돼지고기는 제주산을 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