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주스는 "음료시장의 꽃"으로 통한다. 전체 음료시장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과일주스(매실주스 제외)시장은 12% 커져 6천2백42억원을 기록했다. 오렌지주스 포도주스가 고성장한 결과이다. 과일주스를 생산하는 음료업체 유가공업체들은 고가의 냉장배송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기능성 성분을 첨가하는 등 제품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음료 중에서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일주스 업체들은 꽁꽁 얼린 농축 원액을 물로 희석한 뒤 수입 냉장 생과즙을 약간 섞어 '프리미엄급'을 표방하고 있다. 1백% 냉장 생과즙 제품을 만들 수도 있지만 냉동 원액에 비해 월등히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프리미엄 과일주스는 본격적으로 출시된 지 4,5년이 지난 지금 연간 1천2백억원대 규모로 시장이 커졌다. 과일주스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 지배력에서 우열이 갈리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과 CMS(www.cms.co.kr)가 전국 3백개 슈퍼마켓을 상대로 점유율(4월 판매량 기준)을 조사한 결과 과일주스 시장은 '2강·2중·2약'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롯데칠성(43.6%)과 해태음료(31.1%)가 2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매일유업(8.9%)과 웅진식품(7.8%)이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추격 중이다. 남양유업(3.5%)과 파스퇴르유업(1.4%)은 선두 그룹에 진입하기 위해 후미에서 다투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각사가 내놓은 제주감귤주스가 점유율 변화를 좌우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37.6%였던 롯데칠성의 점유율이 40%선을 넘어선 것은 하루방 제주감귤주스가 많이 팔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7월 1.8%에 불과했던 롯데칠성의 하루방 제주감귤주스 점유율은 9개월 만에 9.9%로 치솟았다. 주력 제품인 콜드주스의 점유율 변화는 미미했다. 반면 해태음료의 제주감귤주스는 3.7%에서 5.2%로 오르는 데 그쳤다. 남양유업도 제주감귤주스 덕을 톡톡히 봤다. 남양은 같은 기간 0.7%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려 파스퇴르를 제치고 상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매일유업과 웅진식품의 3위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웅진식품(14.0%)이 매일유업(11.7%)에 앞섰으나 현재는 매일유업이 2.1%포인트 역전했다. 냉장유통망이 없는 웅진은 3위 탈환을 위해 곧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맞서 매일유업은 농축 원액의 품질을 높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과일주스 업계는 멀지 않아 시지 않은 '저산도(low acid) 주스'가 새 격전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