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03
수정2006.04.03 13:05
갑을의 출발은 박재갑씨가 1951년 대구 서문시장에 문을 연 작은 포목상이다.
박씨는 6년 후 직기 24대로 신한직물이라는 직물공장을 차리고 동생 재을씨를 사업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형제는 각자의 이름 끝자를 합쳐 회사 이름을 지었을 정도로 우애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갑씨가 82년 타계하자 재을씨는 80년대 말까지 그룹을 이끌었으나 조카인 창호씨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계열사이던 갑을합섬과 신한물산을 떼어 독립했다.
91년 박재을 회장이 타계한 후 갑을은 창호씨 계열인 갑을그룹과 사촌들이 이끄는 갑을상사·합섬그룹으로 완전히 갈라졌다.
박창호씨는 대표이사 회장을 맡은 후 탈(脫) 섬유를 선언하고 비관련 분야로의 다각화를 추진했다.
재계는 계열 분리의 배경을 섬유를 고집한 작은 아버지와 변신을 원했던 조카간 의견 차이로 보고 있다.
갑을그룹은 98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절반 이상의 계열사가 폐업·법정관리·매각되고 지금은 8개 해외법인과 국제위성뉴스만이 정상 영업하고 있다.
박창호 회장은 모든 지분을 내놓고 지난해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