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새내기 부부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따로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마케팅연구원, 쌔앤에프(CnF)매니지먼트사가 예비부부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2003 퍼스트 브랜드(First Brand)'를 조사한 결과다.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는 이들은 요즘 신세대답게 최고의 브랜드를 선호했다. 예민한 감성을 지닌 이들이 첫번째로 선택한 브랜드는 평생 브랜드로 굳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브랜드 선택은 기업 마케팅 활동에 큰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16만여명의 예비.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만족도와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탈(脫) 버블시대'의 사회 문화적 조류를 반영하듯 단순하면서도 기능성이 강한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두통약 중에서도 약효가 좋으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이 선호도와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타이레놀은 경쟁제품인 A제품(평균 80.89점)과 B제품(평균 63.78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수(86.50점)를 받았다. 붙이는 관절염 치료제인 태평양제약의 케토톱도 마찬가지다. 케토톱은 A제품(73.86)과 B제품(64.47)보다 10∼20점 이상 높은 85.80점을 받았다. 한번 선택하면 바꾸기 어려운 분유 부문에서는 일동후디스의 트루맘이 예비.신혼부부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인 83.40점을 받았다. A제품은 82.40점, B제품은 75.55점을 받았다. 신혼방을 꾸밀 벽지 브랜드 부문에서는 디아이디(DID)벽지의 디아이디가 85.70으로 선호도와 만족도에서 퍼스트브랜드 자리에 올랐다. 이 제품과 경쟁을 벌이는 3개 브랜드 점수는 48.31∼72.10점에 머물렀다. 조명기구에서는 수명이 길다고 선전하는 광고에 호감을 보였다. 오스람은 경쟁제품들의 점수(51.32∼58.08점)보다 30점 이상 높은 88.10점을 얻어 단연 최고 브랜드의 자리를 점했다. 예비.신혼부부들은 값은 다소 비싸더라도 수명이 길고 밝기가 타 제품에 비해 뛰어난 기능성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신혼부부들은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 브랜드들의 만족도에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출산.유아 관련 브랜드와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순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가족 중심의 소비 트렌드를 입증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선호도 조사에서는 편의점을 비롯한 쇼핑 관련 부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데와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한국도자기, 에버랜드, 하얏트호텔, 서울우유, 진로석수 등이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 브랜드로 뽑혔다. 전통적인 생활패턴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조류를 반영, 포장김치 브랜드인 두산종가집과 김치냉장고 브랜드인 딤채도 높은 만족도와 선호도를 보였다. 혼수품과 예물로는 파로마 가구와 로렌스 시계를 좋아했다. 범한여행의 레드캡과 여성 이너웨어인 비비안도 인기 브랜드로 꼽혔다. 이들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는 경로는 신문과 방송이 주를 이뤘다. 특히 매체 광고는 감성에 민감한 예비부부 신혼부부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데 가장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한 광고와 판촉활동도 소비자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제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광고에서는 톡톡 튀는 광고카피가 신세대 부부의 소비를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