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확 바뀌고 있다.


'산업 낙후지'에서 '투자적격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광주 지역경제는 얼마전까지도 암울했다.


산업 기반이 부족해 기업들이 외면했고 그 결과 지역총생산은 언제나 광역시 중 꼴찌를 맴돌았다.


재정자립도는 다른 광역시와 비교도 어려운 65%에 그쳤다.


산업시설이 밀집한 수도권 지역과는 멀고 사회간접자본은 낙후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었다.


그나마 있던 기업도 짐을 싸는 상황이었다.


그랬던 광주가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수상자로 선정될 정도로 1∼2년 사이에 눈부시게 변화한 배경은 무엇일까.


'발상의 전환'이었다.


능동적 자세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계적 투자유치 전략이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기업환경을 파격적으로 바꿨다=광주시는 IMF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16억9천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음에 비춰 성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모저모 따져봤더니 투자환경 개선노력이 단발로 그치고 있고 유치전략이 따로 없다는 점 등이 꼽혔습니다.바로 투자자 편에 서서 생각했죠."(광주시 외자유치 담당자)


투자기업에 대한 파격적 인센티브와 각종 지원은 이런 고민을 거쳐서 나왔다.


외국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을 덜 우대하던 관례도 없앴다.


국내 업체라도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외국기업처럼 혜택을 줬다.


다른 곳에서는 도저히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인센티브와 각종 지원을 주기로 하고 시·도별 지방세 감면,각종 보조금 지원제도 등을 면밀히 비교 분석했다.


투자자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담당관제도도 도입했다.


광주시는 기업유치를 위해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민주화운동이 노사분규로 연상되는 고리를 끊는 작업이었다.


노사정협의회와 각종 토론회를 열어 '노사분규 없는 평화의 도시'란 인식을 심는 데 노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 생산제품 사주기 운동' 등을 전개하고 투자유치기업과 지역기업간 정보·기술 교류도 주선했다.


◆모실 곳은 꼭 모셨다=광주시는 투자유치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여건 차이가 큰 만큼 산업인프라에 덜 민감하거나 연구개발 기반을 가진 업종을 골라 꼭 '모신다'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광주시가 광산업,부품소재산업,디자인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해 관련업체를 집중 유치하는 전략을 펴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비롯됐다.


'가지치기'도 활발히 하고 있다.


기아차·삼성전자·대우전자 광주공장의 협력업체 중 부가가치나 기술력이 높으면서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을 아예 광주로 옮기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지방균형발전 특별법 제정안에 따라 서울사무소에서 광주로 옮겨올 만한 수도권 대상기업을 파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자세도 적극적으로 바꿨다.


지역을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하던 것을 유치대상 해외기업을 물색한 뒤 집중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로 변화시켰다.


잠재적인 투자가에 대해선 사후관리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광주시가 광산업을 육성하면서 얻은 교훈은 대형 프로젝트가 기업을 유치하는 데 훨씬 쉽다는 것이다.


요즘 새롭게 부각되는 환경·애니메이션 등의 산업에 관심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현재 어등산종합관광단지개발과 특급호텔 유치 등 민자유치 사업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최근 몇달간 광주시는 일본에서 환경산업분야 1백30억엔,영국 이온에너지에서 리튬이온 2차전지 사업 1천만달러를 비롯해 국내 광통신분야 16개 업체로부터 1천5백억원을 유치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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