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렌즈속 세상' 펼쳐진다 .. 스탄형제등 사진계 거장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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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국제사진 기획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개막된 '동물우화집'을 비롯해 오는 17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시작되는 미국의 쌍둥이형제 사진작가 더그와 마이크 스탄의 '빛의 흡수전',유럽과 미국 사진작가 12명의 사진작을 선보인 서울 화동 pkm갤러리의 '환각의 공간'전 등이 그것.이들 전시는 독일의 사진 거장인 안드레아스 거스키,토마스 스트루스,토마스 루프,팝 아트의 대표주자인 짐 다인의 최근작 등 세계 사진예술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동물우화집=30년 이상 사진전문 커미셔너로 활동해 온 구비용 생시르(프랑스 문화성 조형예술국장)가 기획한 것으로 세계 각국 사진작가 36명의 작품 77점이 소개된다.
동물들이 멸종하고 지구마저 파괴된 이후 닥쳐올 자연의 죽음을 암시한 전시다.
미국의 팝아트 작가인 짐 다인을 비롯해 윌리엄 웨그만,샌디 스커그런드,프랑스의 알랭 플레셰르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짐 다인의 흑백사진인 '신사(Monsieur)'는 유리창에 날아와 부딪치는 까마귀를 찍은 것으로 악몽과 번민을 드러낸다.
웨그만은 자신이 기른 개에 옷을 입혀 현대사회의 정신박약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6월22일까지.(02)720-0667
◆빛의 흡수전=미국 출신의 쌍둥이형제인 더그와 마이크 스탄은 20대 후반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 시카고현대미술관 등 미술관 순회전을 통해 주목받은 사진작가다.
지난 95년에 이어 8년만에 갖는 국내 두번째 전시로 '사고의 체계''검은 호흡' 등 범신론적 은유가 담긴 네가지 연작을 내놓는다.
독일 최대 화랑인 한스 마이어,네덜란드 토치갤러리에 이어 세계 순회전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1990년대에 기계문화의 종말을 암시하며 세기말적인 파괴와 소멸의 계시를 담아 왔다.
최근작들은 정적이면서 좀더 사진적인 방향으로 선회,자연의 순환법칙을 다양한 기법으로 보여준다.
'사고의 체계' 연작은 나무를 검은 실루엣으로 처리했는데 광합성과 그 결과물로 이뤄진 탄소 덩어리라는 독특한 시각에서 접근한 작품이다.
'검은 호흡'은 바스러질 듯한 나뭇잎을 형상화한 작업으로 우리의 심장과 폐의 해부도를 연상시킨다.
30일까지.(02)544-8481
◆환각의 공간=산업사회의 적막한 도시 풍경들을 무감각하게 찍은 듯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독일의 거장인 안드레아스 거스키,토마스 루프,토마스 스트루스를 비롯해 미국의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등 유럽과 미국 출신 사진작가 12명의 작품 27점이 전시 중이다.
거스키는 호텔 로비를 동굴 입구처럼 촬영해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윌리엄스는 전복된 1964년형 르노자동차를 찍은 흑백사진을 내놨는데 60년대를 풍미했던 정치적 불안을 풍자한 작품이다.
로버트 애덤스는 미국 서부의 야생지역을 단순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사소한 소재라도 빛의 차이를 이용,정교하게 구성하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5월10일까지.(02)734-946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