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용허가제 得 보다 失..姜惠蓮 <이화여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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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외국인근로자의 인권문제와 불법체류 문제를 들어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과 똑같은 처우와 노동3권 등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학에서 보면 역설적으로 이들의 지위가 올라가면 갈수록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이들의 높아진 욕구 수준을 맞출 수 없어 고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실시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이 제도의 지지자들은 아마도 합법적 지위를 부여받은 외국인근로자의 인권보호 및 불법체류자 양산 억제와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를 면밀히 살펴보면 기대효과보다는 부작용으로 인한 폐해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국인근로자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임금이나 처우를 제공한다는 것은,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상실을 가져올 것이 거의 확실하다.
중소기업 관계자에 의하면 고용허가제를 도입할 경우 임금상승분과 아울러 연월차수당,퇴직금,상여금 등을 합해 인건비가 최소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이들에 대한 임금인상은 구태여 3D업종에서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조성해주기 때문에 중소제조업체의 인력난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3D업종 취업을 꺼리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해외 인력을 산업연수생 형태로 수입하게 된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외국 인력의 유입은 국가간 임금 차이에 따른 노동력의 자발적 이동이며,이들 외국인근로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임금은 자국 임금 수준의 10∼40배에 달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고용허가제 도입이 불법체류자의 양산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측면이 크다.
왜냐하면 29만명의 불법체류자 중 산업연수생 이탈자는 5만명으로 17%에 불과하며,대부분은 관광이나 친지방문 비자로 입국한 후 불법체류자가 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결국 불법체류자 증가의 근본 원인은 산업연수제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단속 미비에 있다고 본다.
외국인근로자들은 임금 수준이 더 높은 일본 대만 싱가포르보다 우리나라를 선호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국이 불법체류가 가장 쉬운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공항에 도착한 외국인이 체류지 주소를 모르면 그 자리에서 되돌려보내고 있다.
싱가포르도 불법체류자는 철저히 색출해서 내보낸다고 한다.
각국 정부의 불법체류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법 집행에 비하면 우리의 단속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불법체류자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체류기간 연장이다.
하지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은 인권침해를 투쟁의 명분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고용허가제가 도입돼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노동3권이 보장된다면 이들과 그 가족의 불법 유입을 장려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노동3권 보장은 경기상황에 따른 외국 인력의 진입과 퇴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인력 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할 것이다.
향후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일 경기 불황으로 실업문제가 심각해지면 이들 외국인근로자는 우리 사회의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추가적 부담이 예상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시카고대 제임즈 헤크만 교수는 연초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국인근로자 정책이 다른 나라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성이 있음을 역설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사회복지시스템이 외국인근로자를 수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측면을 간과한다면 결국 우리 사회에 별도의 새로운 계층을 만드는 것이 되어 한국은 유럽이 겪은 어려움에 처할 것임을 경고했다.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4배 가까이 더 높은 일본조차 아직 고용허가제가 아닌 기능실습제를 고수하고 있다.
외국인력제도의 도입은 다른 나라의 정책과 경험,중소기업의 부담 및 국가적 이익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hrk@m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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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