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05
수정2006.04.03 13:07
치안 공백으로 약탈이 자행된 바그다드의 이라크 국립박물관에서 세계 최고(最古)의 성문법전이 새겨진 함무라비석비가 도난당했다.
14일 워싱턴포스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자발 이브라힘 국립박물관장은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져 있는 석비가 없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0일께 시민들의 약탈이 시작되자 피신했다가 돌아온 이브라힘 관장은 박물관 내부를 돌아본 후 "소장품 50% 이상이 도난당했거나 파괴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함무라비 법전의 진품은 국립박물관 지하 창고에 보관돼 왔으며 그 대신 전시장에는 복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그러나 약탈자들이 박물관에 난입해 복제품을 파괴했고 지하 창고에 보관 중이던 진품도 행방불명됐다는 것이다.
함무라비법은 바빌론 제1왕조의 함무라비왕(기원 전 18세기)이 메소포타미아지방을 통일한 후 제정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이다.
법전이 새겨진 석비는 이라크 국립박물관 외에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에도 일부 보관돼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