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08
수정2006.04.03 13:09
비젼텔레콤 김진호 사장의 '문어발식 기업 사냥'이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가는 김 사장의 사업 방식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는 기업인수 재료로 주가가 급등하면 유상증자를 하고,그 자금으로 새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99년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아이디어로 인터넷 벤처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다.
그가 경영하던 골드뱅크는 지난 99년5월 코스닥시장 1차 랠리를 주도하기도 했다.
비젼텔레콤은 15일 디지털넷뱅크에 3억원을 출자해 지분 51%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비젼텔레콤은 이달 3일에는 라피스에 4억원을 출자,50%의 지분을 샀고 지난 2월과 3월에도 각각 17억원과 40억원을 들여 하두리(지분율 51%)와 코스닥 기업인 아이빌소프트(지분율 16%)를 매수했다.
지난 1월 김 사장이 취임한 뒤 3개월새 벌써 4개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비젼텔레콤 지분 25%를 인수했으며 현재는 1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비젼텔레콤이 자본잠식 상태(올 1월28일 기준 자본잠식률 47.34%)인 데다 지난해 65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비젼텔레콤은 자체 이익유보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게 아니고 기업인수 재료를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하면 유상증자를 실시해 인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잇따른 증자로 물량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인수한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확인된 바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젼텔레콤은 지난 1월 말 1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3월에도 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인수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라며 "향후에도 유상증자를 실시해 기업 인수 및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