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경영도 함께 땀흘리며 뛰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경인양행은 오는 20일 서울 상암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노사평화와 노사통합을 위한 국민마라톤대회'에 임직원과 가족 등 3백80여명이 참석한다. 회사 직원이 3백20명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 가족들도 상당수 참여하는 셈이다. 상장 회사인 경인양행은 1971년 설립 이후 다양한 염료 제품을 생산해왔다. 60여명의 연구 인력이 개발하는 고부가가치 염료는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9백30억원의 매출중 7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였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경인양행이 내세우는 제일의 장점은 독특한 노사문화다. 이 회사는 근로자의 날 직원들이 쉬지 않고 모두 출근한다. 직원들 스스로가 회사로부터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 '경영 주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로자라는 용어 대신에 '경인가족'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직원들의 회사 사랑이 유별나다. 노동조합도 없다. 대신 지난 87년 근로자대표들과 대표이사, 공장장 등 임원들이 참여해 만든 '경인가족협의회'가 모든 노사관계 현안을 해결한다. 또 경영현황 및 중요한 회사의 안건은 월례회의나 간담회를 통해 회사측과 직원들이 수시로 공유한다. 굳건한 노사간의 신뢰는 투명한 연봉제 및 성과급 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미 5년 전부터 연봉제를 도입했고 98년부터는 순익의 2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있다. 재투자 50%, 주주배당 25%를 제외한 나머지 이익 전액이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배분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3백%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이밖에도 매년 우수한 직원에게 1천만원의 상금은 물론 스톡옵션과 1직급 승진 등이 주어지는 경인대상, 봄 가을로 열리는 소풍 및 체육대회, 각종 사내 동호회 지원 등 직원 만족을 위한 회사의 노력은 세심하고 다양하다. 허 데이비드 대표는 "이번 마라톤을 통해 힘든 과정과 골인의 기쁨을 모두 함께 느끼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