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절차를 밟고 있는 테라의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 소액주주 대표인 이광보씨(36·가명)는 16일 "소액주주들로부터 3백만주(13.6%)가량을 위임받아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리매매에서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등 향후 7백만주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테라의 최대주주인 박경숙 사장은 현재 6백54만주(29.8%)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측은 법무법인 다우를 변호인으로 선임,박 사장과 회사측을 상대로 분식회계 및 횡령 의혹에 대한 고소와 채권보전 절차를 밟고 있다. '2002년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코스닥 퇴출이 확정된 테라는 16일 정리매매가 시작돼 한때 20원까지 폭락했다 60원으로 마감됐다. 소액주주들이 뭉치게 된 것은 테라가 외부감사를 위해 회계법인에 낸 감사자료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백89억원에 달하던 순자산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으로 회사 자산이 모두 사라졌다"며 "이를 숨기고 회사를 청산하기 위해 고의로 퇴출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테라는 지난해 말 솔표나라에 19억원을 빌려줬고 지난 7일에는 엠지정보에 1백67억원을 대여한 사실을 8개월이나 늦게 공시했다. 소액주주측은 경영권을 인수하면 실사를 거쳐 경영진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재산을 추징하고 회사는 정상화하든지 청산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측은 외부접촉을 끊고 주주 명부 열람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테라는 지난달 14일 2002년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폭등했으나 열흘 뒤 외부감사 중단 사실이 알려지며 매매가 정지됐다. 테라는 지난 10일까지도 외부감사를 받은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해 오는 25일 퇴출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