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갈수록 '안개속'] 해외채권단, 현지법인 잇단 파산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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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사태가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해외 채권자들은 SK글로벌 일부 해외 현지법인에 대해 파산신청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사태 해결의 중심축이 돼야할 SK그룹과 채권단은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정상화 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SK(주)와 SK텔레콤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고 있으며 SK해운은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SK그룹 내부의 속사정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가 깨지고 법정관리와 그룹 분할이 가속화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해외 채권단 청산신청 잇따라
해외 채권자들은 채권단의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SK글로벌 해외 현지법인에 대해 청산신청을 제기하고 있다.
HSBC는 최근 SK글로벌 런던법인에 대해 청산신청서를 제출했다.
프랑스 UBAF은행 싱가포르지점 등을 포함한 싱가포르 현지 금융회사들도 SK글로벌 현지법인에 대해 파산신청을 제기했으며 크레디리요네는 홍콩법인에 대해 곧 청산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티은행은 미국 뉴욕 현지법인의 자산에 대해 가압류 신청을 냈으며 국민은행 뉴욕 현지법인도 가압류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했다.
◆ 채권단과 SK그룹 갈등 심화
최대 현안은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3백70여개 주유소와 SK글로벌이 해외에 파킹한 SK㈜ 주식 1천만주(7.88%)의 처리 문제다.
채권단은 주유소 3백70여개의 경우 SK㈜의 핵심적인 영업망이기 때문에 단순한 부동산 이상의 가치가 있다면서 "영업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SK㈜가 아닌 다른 회사에 파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SK㈜는 "영업에 필수적인 주유소만 적정가격에 선별 매입할 방침"이라며 일괄 매각이나 프리미엄 등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해외에 파킹한 SK㈜ 주식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이는 극명하다.
채권단은 적대적 M&A 시도가 있는 상황인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SK그룹측은 "현재도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며 "당장 계열사들이 사들이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고 사더라도 프리미엄을 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정상화 방안 월말께 가닥
채권단과 SK는 그룹 계열사 지원을 포함한 SK글로벌 자구 방안을 놓고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정상화 방안은 SK글로벌이 다음 주말께 2차 자구안을 내고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검토한 뒤인 이달 말께야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구체적인 손실 분담 방안은 회계법인의 실사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말 이후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추가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감내할 만한 수준인지 여부에 따라 '채권단 공동관리 지속'이냐 '법정관리 신청'이냐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정태웅.김인식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