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는 M&A시장 '큰손' .. 금호타이어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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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가 18일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임을 또 한 차례 과시했다.
87년 덕평관광개발(덕평CC)을 인수하면서 시작된 군인공제회의 M&A는 대한토지신탁 대신기업 고려물류사업소 중부리스 경남리스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금호타이어까지 손에 넣게 됐다.
이렇게 인수한 기업은 모두 7곳(중부리스와 경남리스는 한국캐피탈로 합병).
사업 영역도 건설 금융 제조업 등 다양하다.
여기에 공제회 스스로 창업한 제일식품 군인공제회C&C 대양산업 용산대행 공우ENC 등 5개사를 합치면 11개의 계열사를 갖춘 어엿한 중견그룹 형태를 갖추고 있다.
공제회는 군인과 군무원의 퇴직후 생활안정과 복지사업을 위해 지난 84년 발족된 사단법인.
회원들이 매달 적립한 돈을 관리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회원은 14만여명, 보유자산은 3조4천6백억원 규모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만도 1조원을 넘어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큰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제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 "금융사업 부문의 수익률이 저조하고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타이어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타이어사업은 다른 공제사업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제회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연기금 가운데서도 '알짜 경영'을 하는 곳으로 소문나 있다.
군납을 발판으로 삼아 창립 이래 작년까지 기록한 '19년 연속 흑자'라는 성적표가 공제회의 실적을 잘 말해준다.
공제회는 과거엔 안정적인 군납만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군납 시장의 경쟁이 예전보다 치열해지면서 공제회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다.
'안정성과 과감성'을 내세워 금융과 건설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경희궁의 아침' '여의도 리첸시아' '서초동 슈퍼빌' 등이 바로 공제회의 주상복합아파트 히트작품이다.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기 위해 대한토지신탁까지 인수했다.
특이한 것은 부동산 사업이 많은 만큼 자체적인 건설회사를 보유할 만도 하지만 시공은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다는 점.
불경기엔 건설사 경영이 짐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취임한 육군 중장 출신인 김승광 이사장(59)은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 손색없는 일류기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제회엔 과거 공병 병참 부문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엘리트 직원들이 많아 대기업 못지 않은 맨파워도 갖췄다.
해외 유학경험까지 갖춘 이들은 각 분야의 전문지식과 함께 사회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군 출신 네트워크를 결합해 뛰어난 사업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방부 감사원 등의 정기 감사로 내실경영의 기틀까지 닦았다.
군인공제회가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어떤 사업에 또 손을 댈지, 금융계와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