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동안 사담 후세인 정권의 유혈탄압하에 불법화되어온 이라크 공산당(ICP)이 20일 기관지를 발간했다. ICP 중앙위원 파라스 파라스는 이날 당기관지 ‘인민의 길’(타리크 알-샤압)첫 판을 펼쳐들며 "기분이 아주 유쾌하다"면서 이라크식 공산주의가 강경 소비에트시대로의 후퇴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ICP가 앞으로 2년내로 전국적 선거에 참여하는 등 민주주의가 이라크에서크게 신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라스와 그 동료들이 공산주의에 대한 충성을 공공연히 맹세하고 미래 정부에서의 역할을 계획할 수 있게된 것은 3천명의 이라크 공산당원들이 사형에 처해진 지난 1963년이래 처음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붕괴후 이라크에서 간행된 첫 신문들중 하나가 된 ‘인민의 길’ 발간은 또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워싱턴의 가장 오래된 적(敵)들 중 하나인 공산주의를 이라크에서 해방시켰음을 의미한다. 1면에 "독재정권 몰락"이란 헤드라인을 뽑은 이 기관지는 이날 시민들이 뉴스에굶주려있는 미군점령하 바그다드 시내에서 무료 배포됐다. 이 8쪽짜리 타블로이드 판 신문은 또다른 헤드라인에서 "우리 인민은 민주ㆍ연방 ㆍ독립ㆍ단합의 이라크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또한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내 샤클라와발(發)로 여러 건의 ICP 성명도 게재하고 있다. 한편 쿠르디스탄 민주당(KDP)은 자유롭고 단합된 이라크에 대한 희망의 표시로ICP 기관지 1만부를 바그다드에서 무료 배포했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의 집권 바트당으로 부터 박해를 받아온 ICP는 지난 1985년 공식적으로 불법화됐다. 24년간의 후세인 집권기간중 이라크 언론은 후세인 대통령과 그 측근 지도층에대한 찬양일색의 기사만을 게재했다. 아트-타와라, 알-줌후리야, 바벨, 알-이라크,알-카디시야 등 5개 일간지들은 미군이 바그다드 중심가로 진격해들어온 지난 9일최종판을 찍어낸 바 있다. 이라크 TV 방송국은 연합군의 공습중 폭격당했으며 후세인 대통령 장남 우다이가 경영하던 다른 3개 TV 방송사들도 바그다드 함락에 앞서 방송을 중단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외국 라디오 방송에 의존하고 있으며, 후세인 통치 시절 금지됐던 위성용 안테나를 소유하고 있는 극소수의 행운아들만이 외국 TV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군도 특수 장비를 갖춘 미군 C-130 허큘리스기를 이용, 이라크에 방송하고있지만 전력사정 악화로 바그다드 시민들 가운데 점령군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