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대주주들이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를 위해 잇따라 자사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증시침체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올리고 지분율도 높여 경영권 지배를 강화하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펙스(반도체장비제조업체)의 최대주주인 배성로씨는 지난 16,17,21일 사흘간 아펙스 주식 80만주(5.19%)를 취득,지분율을 종전의 17.70%에서 22.89%(3백52만여주)로 끌어올렸다. 배씨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지난달과 이달 중순에도 아펙스 지분을 각각 0.71%와 2.11% 매입하는 등 지분을 늘려왔다. 완구제조업체인 영실업의 대주주인 김상희 사장도 그동안 꾸준히 자사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26%로 확대했다. 김 사장은 이날 특수관계인 2명과 함께 23만8천여주(13.9%)를 매수,지분율이 12.27%에서 26.17%(45만여주)로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지분취득 목적에 대해서는 경영권 안정이라고 밝혔다. 이노디지털의 지배주주인 이영진씨는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 특수관계인 4명과 함께 자사주식 5만3천여주(1.79%)를 사들여 지분율을 37.14%로 확대했다. 이씨는 "경영권 안정과 주가부양을 위해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한국성산 아이텍스필 삼현철강 등의 대주주 지분율도 최근 크게 높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사태를 계기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회사들이 경영권 안정을 위해 자사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증시침체로 주가가 낮기 때문에 싼값에 주식을 사들이려는 대주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