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위해선 그래도 중국 가야죠"..수그러들지 않는 '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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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비즈니스 충격을 극복하라.'
국내 사스의심환자가 7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스공포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현지공장을 운영 중이거나 교역을 많이 하는 국내 기업들이 사스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사상공단에 있는 아마란스 화장품은 오는 5월 중국에서 열리는 박람회에서 바이어와 10만달러 계약을 할 예정이었으나 박람회 취소로 계약이 연기되고 싱가포르와 홍콩 바이어와 예정된 10만달러 상당의 계약도 바이어들이 입국을 꺼려 계약이 불투명한 상태가 돼버렸다.
이 회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사스살균소독 기능을 갖춘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착수했다.
구미공단에 있는 반도체엔지니어링은 20만달러짜리 플랜트를 중국에 수출했으나 5월초까지 장비를 설치하는 전문회사. 인력들이 중국 출장을 꺼려 애를 태우고 있다.
윤사운 사장은 회사 신용추락을 막기 위해 자사 직원들을 인솔해 이달말 중국에 가기 위해 방역전문가들의 상담을 받고 있다.
하드디스크부품과 자석 생산업체인 성림첨단사업의 공군승 사장도 7천평 규모의 공장 신축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하다가 경쟁회사들이 중국과의 교류를 줄이는 이 시점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역발상으로 중국행을 결심했다.
대신 전염병 전문의사 한명을 대동하고 중국 체류일정을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이기로 했다.
부천의 산업용 제습기업체인 제마코 이병승 사장은 대규모 주문을 하기로 한 미국 바이어가 사스를 이유로 입국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사스 피해가 본격화되자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는 새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내년 신제품으로 준비중이던 1백% 국산 치과용 에어콤프레서 덴티드라이의 출시를 앞당기기로 했다.
녹산공단에 입주해 있는 트렉스타는 사스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본사 직원의 중국출장을 금지하는 대신 중국 파견직원의 귀국도 늦추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톈진의 현지공장에서 국내로 들어올 시기가 지난 직원들을 설득해서 현지에 계속 체재하면서 수출마케팅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직원교류를 최대한 줄이는 대신 화상회의 등 통신망을 대폭 확충해 바이어와 상담불편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달초 울산시 김명규 정무부시장과 경제정책과 일행은 사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개척차 베트남 칸화성을 방문해 깊은 인상을 심고 돌아왔다.
김 부시장 일행은 베트남을 다녀온 뒤 "위험을 무릅쓰고 베트남을 방문한데 대해 베트남 정부와 지자체들이 고마워하며 앞으로 울산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경우 적극 협조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도 회사 업무차 귀국하지 못하고 현지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지원과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세종공업의 경우 중국 베이징과 염성에서 EF쏘나타와 중국 천리마 자동차용 부품이 달릴 정도여서 6명의 현지 주재원도 복귀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국에서 좋다하는 약은 물론 한국의 감기약과 보신약 등을 회사 직원들이 모아서 보내주는 등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
김태현.김희영.신경원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