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사담 후세인 축출이후 정부부재 속에 이라크내 시아파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와 이슬람신학교 '하우자이-일리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2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마흐무디야발 기사에서 불과 몆주전 후세인 대통령의 이름으로 수니파가 장악한 바트당이 이라크인들에게 명령을 내렸으나 지금은 시아파가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언자 무하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을 찬양하는 찬송이 울리고 '수니파를 해치지 말라. 그러나 그들이 당신들에게 해를 입히려 한다면 스스로를 지켜도 된다"는시아파 지도자 시스타니의 메시지가 발표됐음을 예로 들면서 후세인 이라크정권하에서 침묵했던 1천600만 시아파 이슬람인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들과 각 지파가 새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고 일부 지방수준에서는 이미 그날 그날의 (정책)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라크 전체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위상과 걸맞은 시아파 권력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LA 타임스는 미군이 이라크내 각종 도로와 항만, 영공을 통제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는 어느 곳에서나 흰 터번을 두른 셰이크(족장)들과 이맘(학자)들을 볼 수 있고 이들은 그날 그날 의사결정과 정책수립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또 시아파 신흥권력은 이번 주중 더욱 뚜렷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난 1천300년동안 시아파 이슬람신자들에게 고난과 희생의 상징이 돼 온 예언자후세인이 교리수호를 위해 7세기에 순교한 카르발라에서 대규모 신앙대회가 소집돼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초록색과 검정색 깃발을 둔 순례자들이 찬양과 함께 몸을 두드리며 카르발라를 향해 며칠째 장사진을 이룬 채 도보행렬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행렬은 사담 후세인 정권시절에는 금지됐던 것으로 일부는 이번 행사에 200만명이 참석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시아파 지도자 시스타니의 제자들은 각 지역의 병원 직원들의 급료지급을 위해 돈을 지원하고 환자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거나 의류를 제공하는 등 지역봉사활동에 나섰다. 이슬람신학교 '하우자 이-일리마'가 인정한 청년들은 잿빛 유니폼에 칼라슈니코프소총을 무장한 채 질서유지에 동원, 약탈자들을 체포ㆍ투옥하고 거리를 감시하는 경찰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아파의 부상에 대해 수니파와 그리스도교 신자 등 이라크내 종교적 소수그룹은 경계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타임스에 인용된 그리스도교 신자 나빌라 이샤(35)는 "과거에는 정부가 사람들을 통제했었는데 이제는 정부도 없고 그들을 통제하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