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가격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디자인이다. 미려한 제품은 3~4배 비싸도 잘 팔린다. 디자인학계에 따르면 1인당 소득수준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우수디자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기업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기업들의 전략을 소개한다. ..................................................................... 국내 유명브랜드 사무용가구시장의 40%이상 점유,연간 40여개국에 1천3백만달러 수출,해마다 10~15%씩 매출신장에 연간 1백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 달성. 책상,의자,벽칸막이 등을 만드는 사무용가구업체 퍼시스(대표 양영일)의 성적표다.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간 지난해에도 이 회사의 매출은 1천5백11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16.0%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백75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성과중 상당부분은 디자인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회사의 조직이나 경영은 디자인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경기도 안성공장내에 있는 퍼시스의 기업부설연구소에는 산업디자인 재료공학 등을 전공한 디자인관련 전문인력 36명이 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직원의 12%에 이른다. 동종업계의 2배가 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퍼시스는 모든 임직원이 철저하게 디자인 중심적으로 사고를 하도록 만든다. 서울 오금동 본사에는 층마다 다른 종류의 사무용가구를 배치,임직원들이 고객입장에서 디자인을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디자인 중시 경영에 힘입어 이 회사는 그동안 한국의 굿디자인상,산업디자인대상,일본 굿디자인상,독일IF디자인상 등 각종 국내외 디자인상 등을 휩쓸었다. 이 회사는 내달부터 "프레고"라는 의자로 미국시장 개척에 나선다. 가정용가구의 본고장이 이탈리아라면 사무용가구의 메카는 스틸케이스 허만밀러 등이 포진하고 있는 미국이다. 이 회사의 디자인은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에 중점을 둔다. 수려한 곡선을 이용한 시각적인 미와 편리한 동선(動線),공간최적화를 통한 업무효율제고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의자의 경우 인체공학적 측면도 감안한다. 척추상태 체압분배 탄성 등을 생각해 만든다. 이런 노력을 기울여 만든 "프레고"는 지난 99년 독일 하노버에서 IF국제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양영일 대표는 "사무가구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효율적인 사무환경 구축과 직결된다"며 "앞으로도 아름다움과 실용성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