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그린은 느린 편이다. 몇몇 예외적인 골프장이 있기는 하지만 관리상의 이유로 잔디를 함부로 깎지 못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 살던 골퍼가 국내에 와서 라운드를 하면 처음에는 퍼트한 볼이 매번 짧아 애를 먹곤 한다. 느린 그린,젖은 그린에서는 무거운 퍼터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헤드가 반달모양의 '맬릿형'이나 요즘 프로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투볼 퍼터' 또는 보통의 퍼터라도 헤드가 유난히 큰 것이 이에 해당한다. 무거운 퍼터를 쓰면 스트로크동작이 더 느려지고 부드러워져 신중하면서도 절제된 동작이 나온다. 그래서 퍼터헤드를 떠난 볼은 원하는 라인으로 굴러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른바 '소심한' 퍼트(원하는 거리에 미치지 않는 퍼트)를 자주 하는 골퍼들도 무거운 퍼터를 쓰면 볼이 홀을 지나칠 확률을 높일수 있을 것이다. 그린은 느린데 헤드가 가벼운 퍼터를 쓰게 되면 골퍼들은 필요 이상으로 긴 스트로크를 하며 볼을 때릴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퍼터헤드는 목표라인에서 벗어나고 당기거나 미는 퍼트가 될 수 있다. 반면 그린이 아주 빠른 곳에서는 터치만 해도 볼은 멀리 구르기 일쑤이므로 가벼운 퍼터를 쓰는 것이 좋다. '퍼트의 대가' 벤 크렌쇼가 애용하는 '블레이드형'(L자형)이나 헤드의 토와 힐이 둥그스런 형태로 된 퍼터가 그런 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