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신문수 화백(64)은 골프를 소재로 한 만화로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골퍼들의 해학적인 모습과 촌철살인의 기지가 인기 요인이다. 신 화백은 지난 91년부터 '국제골프'라는 잡지에 골프만화를 그려와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지금도 여러 잡지와 인터넷사이트에 가면 그의 골프만화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화실에서 만난 신 화백은 "저는 골프를 잘 치지 못한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지난 85년 동료 만화가 고우영 윤승운 화백과 함께 일했지요.당시 근처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섰는데 고우영씨가 가장 먼저 등록하고 와서 다같이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어요.그러나 몇달 안돼 독립 화실을 내면서 연습을 제대로 못했습니다.라운드도 어쩌다 한 번 가고 연습도 하다 말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더니 지금도 스코어가 1백타 언저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간혹 프로암대회에 나와달라는 요청이 오면 "몸이 안좋다"고 사양하는 이유가 바로 '망신당할까봐'다. 그는 비록 골프는 잘 못치지만 골프 이론과 룰 등에 대한 지식은 '싱글'수준이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의 생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 "골프장에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저보다 늦게 시작한 집사람이 80타대 스코어를 내는 수준급 골퍼예요.동네 연습장에 가는 분들이 라운드를 하고 온 뒤 재미난 얘기를 많이 해주지요.동창이나 친구들도 에피소드를 전화로 알려줍니다." 골프만화를 처음 그릴 때만 해도 용어를 잘 몰라 애를 많이 먹었다. "한번은 골프삽화를 그리는데 '도그레그홀'이란 말이 나왔어요.아무리 찾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더라고요.할 수 없이 골프 고수인 고우영씨에게 전화로 물었더니 '맨 입에 가르쳐줄 수 없다'고 해 술 한잔 사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사위 넷 가운데 둘이 골프를 배우면서 '골프 가족'이 됐다는 신 화백은 "제 나이에 골프를 더 잘 칠 수는 없을 것 같고,만화로 골퍼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낙(樂)으로 살렵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