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이 결핵약개발세계연맹(GATB)과 손잡고 퀴놀론계 항균제 후보물질 중에서 결핵균에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결핵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충섭)은 국제 비영리단체인 GATB와 새로운 결핵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GATB는 미국에서 화학연구원 생명의약연구부 박태호 박사팀이 개발한 퀴놀론계 화합물인 '퀴놀론'에 대한 전 임상실험을 진행하며 화학연구원측은 화합물의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그동안 미국에서만 진행돼온 퀴놀론계 화합물의 활성작용에 대한 스크린 작업이 한국에서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양측은 2년 뒤 연구결과를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 박사는 "퀴놀론이 처음으로 새로운 제1차 결핵치료 후보물질이 됐다"며 "GATB는 전 임상단계에서 결핵에 특효를 보이는 하나의 선도 화합물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핵으로 세계에서 해마다 2백만명이 숨지고 있지만 지난 40년간 새로운 결핵약이 개발된 적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의 절반 가량이 결핵균에 감염되고 이중 10%가 결핵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3천명이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생명과학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승인받은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는 폐렴치료제다. 박 박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약제 내성 발현 감소,환자 치료효과 개선,부작용 최소화 등 세 가지 효과를 갖는 강력한 퀴놀론계 결핵약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핵균의 경우 약제에 강한 내성을 갖기 때문에 보통 2년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ATB는 결핵치료용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로 각국 정부와 비정부 단체,빌 게이츠 재단,록펠러 재단 등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