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관 "My Way" .. 2398억 순매도-2708억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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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기관의 일대 격돌". 510선부터 620대까지 상승해왔던 증시가 22일 2.82%(17.51포인트) 가량 급락하면서 가까스로 600선을 지켰다.
이날 하락으로 지난 3월중순 이후 시작된 상승장세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중 단기 반등)였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120일 이동평균선(종합주가지수 624)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단 상승세를 마무리지었다는 얘기다.
이같은 시각은 기관이 이날 무려 2천3백억원이 넘는 물량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최근 반등장세에서 매도세로 일관했던 개인이 이날 하루 2천7백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향후 시장전망에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개인과 기관의 '격돌'양상의 결과에 따라 장세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세로 돌변한 기관
기관은 이날 2천3백98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1천4백84억원어치의 프로그램매도(선물매수+주식매도) 물량을 빼더라도 기관은 9백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대표는 "기관들은 그동안 이번 랠리의 고점을 620과 650선 사이로 추정했다"며 "이날 매도세는 기관이 620선을 단기고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활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모두 팔자세로 돌아서며 증시의 매수주체가 사라진데다 23일 예정된 북핵 관련 회담이 큰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정순호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이 이틀째 선물을 대규모 매도하면서 프로그램매물이 나왔고 지수 하락을 예상한 기관은 선제적으로 현물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에 나선 개인
개인투자자는 이날 2천7백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기관이 파는 물량을 받아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26일부터 4월3일까지 7천억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이번 반등장세의 초반부를 이끌었던 개인이 또 한차례 반등장의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자금 등 부동화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고객예탁금이 21일 현재 11조5백26억원대로 늘어나는 등 자금사정도 풍부한 편이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개인과 기관의 매수·매도 금액이 비슷한데도 이날 지수가 20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을 볼 때 개인의 매수의지는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인환 대표는 "기관과 외국인 등 주요 투자주체가 모두 주식을 팔고 있는데 개인의 힘만으로 620선을 돌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과 투자전략
한국증시는 앞으로 추가 조정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 대표는 "이번 랠리에 오른 지수반등폭의 3분의1 수준인 58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지만 580선은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개인 이외에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도 610선을 넘기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600선에서 현금을 확보한 뒤 580선까지 조정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이라크전쟁,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던 시점의 지수인 55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580선에서 620선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600 이하에서 경기관련주와 내수주 자동차주 등을 저점매수해도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