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백화점에 혼다의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가 안내원으로 등장,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한다는 소식이다. 2000년말부터 혼다의 판촉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던 아시모가 마침내 백화점까지 진출한 셈이다. 로봇에 관한한 일본은 선두주자다. '2002 세계로봇연감'(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동되는 로봇은 36만대로 세계 로봇의 46%에 달한다. 특히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73년 와세다대 가토 이치로 교수팀이 간단한 말과 팔다리 제어가 가능한 '와봇-1'을 개발한 뒤 97년 혼다가 두발로 걷고 사물을 인식하는 아시모를 발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시모 외에도 미쓰비시는 지난 3∼6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2003 로보덱스'에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약 먹는 시간을 알려주는 가정로봇 '와카마루',나라과학기술원(NAIST)은 안내로봇 '아스카'를 선보였다. 미쓰비시는 2004년까지 2천만엔대의 와카마루,혼다는 2009년까지 가정및 복지로봇을 대량생산할 작정이라는 뉴스도 있다. 일본의 이같은 로봇산업 발전은 다름아닌 '아톰'덕분이라고 한다. '무쇠팔 무쇠다리'로 유명한 아톰은 일본 만화가 데쓰카 오사무가 51년 세상에 내놓았는데 이것이 전후 일본인들에게 로봇 개발에 대한 꿈을 심었다는 것이다. 2003년 4월 7일로 돼 있는 아톰의 탄생일을 맞아 지난 7일 아사히신문이 '아톰 선언'을 발표하는 등 일본 전역이 아톰 열풍에 휩싸인 것도 그때문이라는 얘기다. 인공지능(AI) 로봇 개발은 일부의 우려와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추세로 보인다. 미쓰비시경제연구소는 2010년이면 일본의 AI로봇 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오카에 ?로봇 특구?조성을 추진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전자제품을 제어하는 '아이마로(IMAROㆍIntelligent Mobile Assistant Robot)'를 개발했다고 들린다. 영화에서처럼 로봇과 함께 생활할 날도 멀지 않은 것인가.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