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장.등록사의 등기임원 보수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기업 임원들이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의 급여 수준은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 보수한도 총액만 정할 뿐 개별 내역을 밝히지 않아 '임원 급여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말까지 돌 정도로 베일에 가려있었다. 공개된 자료는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에게 제출한 '10대 기업집단 임원 평균연봉 내역' 정도. 그나마 이 자료도 10대 기업의 일부 계열사에 국한된 것이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기임원들의 2001년 기준 1인당 평균연봉이 35억7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 기업별로 보면 LG생활건강이 2억4천1백만원이었고 SK그룹에선 SK텔레콤이 6억7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기아자동차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9천6백만원, 포스코는 1억2천6백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자료의 경우 대표이사 회장부터 초임 등기임원까지 구별하지 않고 숫자만으로 평균한 개념이어서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총 관계자는 "임원 보수한도는 외부 영입 등에 대비해 실제 보수에 비해 3배 정도 많이 책정해 놓는 것이 상례"라며 보수한도를 임원수로 나누는 연봉산출은 의미 없다고 설명했다. 모 그룹 임원은 "중견그룹 초임 등기임원의 경우 판공비를 합해 1억∼1억5천만원 정도 받는다"고 말했다. 사장의 경우도 1억5천만원 내외인 경우가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입각한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연봉의 최고 50%까지 적용되는 성과급을 포함해 1백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서도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최고의 회사라는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일부 하위 그룹의 경우는 1억원에 못 미치는 연봉을 받는 사장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의 급여는 세계적으로 볼 때 절대 높은 편이 아니다. 다국적 인사관리컨설팅업체인 타워스페린이 지난 2001년 세계 2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CEO들의 평균 연봉은 21만4천8백36달러로 조사대상 가운데 꼴찌에서 셋째번인 23위를 차지했다. 금액으로 볼 때도 1위인 미국 CEO들의 평균임금(1백93만2천달러)의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