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굴릴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큰 업 덩어리가 형성됩니다.


최초의 한 생각이 천념만념(千念萬念)으로 이어져서 집착이 되고 갖은 고해를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러니 한 생각을 잘 다스리는 것이 한량없는 재앙을 막고 복과 지혜의 문을 여는 길입니다."


오는 28일은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일원상의 진리를 깨달아 원불교의 문을 연 대각개교절.1백50만 원불교인의 최고 어른인 이광정 종법사(67)는 88번째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강조하는 우리 교단의 교법과 교리체계는 서양 사람들이 더 좋아해요.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설립한 미주선학대학원에서 인재가 길러지면 원불교의 세계화는 더욱 활기를 띨 겁니다."


종법사는 최근 잇달아 터져나오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생명 있는 것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존재가 다 중요하다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부처님(處處佛像)이니 하는 일마다 불공드리듯 해야 한다(事事佛供)는 설명이다.


원불교의 성지인 전남 영광이 핵폐기물 처리장 후보지로 선정된 데 대해서는 "나도 미안해.이렇게 전기를 쓰고 있으니…"라며 조심스럽게 반론을 폈다.


땅이 좁은 나라에서 내륙에 핵폐기장을 건설하는 것은 찬성할 수 없으며 먼 섬에 건설하자는 것.종법사는 "어떤 종교든 맹신하면 본래 지닌 합리적 지혜마저 훼손된다"며 "현대 과학문명도 도덕성을 바탕으로 이용해야 그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산=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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