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상권에 나란히 위치한 신세계백화점과 패션몰 메사의 밀월관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회사는 주차장을 나눠 쓰고 있는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신세계 측이 만들고 있는 광장을 공동 마케팅 행사장으로 사용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평소 교류가 없던 백화점과 패션몰이 공동 사업을 벌이는 것을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광장이 들어서는 장소는 신세계 본점 뒤편. 메사 쪽에서 보면 정문 앞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컨테이너 시설이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 4차선 도로 너비에 해당하는 광장이 생긴다. 광장은 물동량이 많은 주간에는 도로와 주차공간으로,야간이나 휴일에는 마케팅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메사는 광장을 사용하는 대가로 신세계백화점의 리뉴얼 공사를 맡은 신세계건설에 사무공간을 빌려주고 있다. 현재 신세계건설은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메사 18층의 3분의 2 가량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써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신세계 계열사들은 메사의 4개층을 사무실로 쓰게 됐다. 신세계와 메사가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메사의 주차장을 양측이 함께 쓰기로 한 것. 주차난에 허덕이는 신세계와는 달리 메사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주차공간(4백7대)을 확보하고 있었다. 메사는 신세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세계에 주차장을 저렴한 가격에 개방했고 신세계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메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메사 주차장 공간의 40%를 신세계 고객들이 댄 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남대문 재래상권과 거리를 두어왔던 신세계가 이처럼 재래시장 쇼핑몰과 밀착하게 된 것은 명동에 건설되는 롯데타운에 대항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유통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롯데 본점 옆 옛 한일은행 본점 건물과 메트로미도파를 잇따라 사들여 명동에 대규모 쇼핑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가 처지는 신세계로서는 남대문 상권을 롯데타운의 '대항마'로 키우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와 손잡은 메사도 기대이익이 결코 작지 않다. 지금까지 메사는 큰 도로에 접해 있지 않아 남대문 지역의 유동인구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광장이 완공되면 퇴계로에서 메사로 들어오는 입구가 넓어져 고객 유입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영곤 메사 사장은 "공동 광장을 이용해 신세계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신세계와의 협력이 불경기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