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에 대한 제3자 실사 결과 주당 가격이 1차 실사 때보다 오를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매각협상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2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신한회계법인의 재실사 결과 조흥은행의 주당 가격은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가격(4천6백90∼6천4백원)보다 3백∼4백원 가량 높게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이를 근거로 협상테이블에서 가격 올리기를 할 작정인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자체 실사에서 잠재부실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점 등을 들어 가격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본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협상권자인 예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중 신한회계법인의 최종 실사결과 보고서가 제출되면 이를 토대로 가격을 최대한 올리겠다"며 "현재 주가보다는 미래가치를 강조하며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피하고 있다. 다만 신한지주측 관계자는 "재실사가 이뤄지는 동안 자체적으로 조흥은행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했으며 충분한 자료를 확보해 두고 있다"고 밝혀 조흥은행이 제출한 각종 자료와 조흥은행의 미래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동원된 변수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가격 낮추기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정부 보유주식(5억4천4백만주)의 절반을 주당 6천1백50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절반은 신한지주 주식 대 조흥은행 주식을 1대 0.3428의 비율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사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예보와 신한지주측은 이미 2주전부터 가격을 제외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면 각종 데이터와 분석기법을 동원해 가격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수 있다"며 "그러나 협상이 중단되거나 무산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