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확산과 함께 23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 봉쇄 루머가 나돌면서 극심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시는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23일부터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의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시장과 할인점 등에 쌀 등 생활 필수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차오양구에 위치한 징안시장의 경우 아침부터 50㎏짜리 쌀이 동나 많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렸다. 인근 할인점인 까르푸도 사재기에 나선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한국산 김치의 경우 사스 예방식품으로 알려지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한국산 김치를 수입,까르푸에 납품하고 있는 상해한식유한공사는 평소 1주일에 4박스(5백g짜리 15개 들이) 정도에 불과했던 주문이 이번주 들어 10박스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주재 한국 유학생들은 귀국을 서두르는 한편 교민들은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불안감 속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베이징시는 22일 오후 10시 현재 4백82명의 사스 감염자가 발생,25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지난 20일 발표 때의 3백39명 감염,18명 사망에서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한편 베이징 시교육위원회는 이날 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내 초·중·고교에 대해 2주간의 휴교를 지시했다. 베이징 55중학의 외국인 클래스는 지난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중국 위생부는 22일 현재 중국 내 사스환자가 2천1백58명으로 집계됐으며,이중 5명이 추가로 사망해 사망자 수가 97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